정치공무원 퇴출

대한민국 헌법 제7조에는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라고 되어 있다.

공무원들이 봉사해야 할 대상은 국민 전체이다. 국민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영혼 있는 행동을 보여줄 때 영혼 있는 공무원, 영혼 있는 국회의원 그리고 영혼 있는 대통령을 볼 수 있게 된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막을 내렸다. 그렇지만 흑색선전과 비방이 난무했는가 하면, 누구보다도 청렴결백해야 할 일부 후보의 재산증식 의혹은 공직사회에서도 큰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현직 지사의 소위 ‘元심 마케팅’ 과 전직 지사들의 ‘구태정치’ 는 불신만 키웠다.

그래서 공무원을 ‘영혼 없는 존재’라고 했을까. 미국의 현상학자 랄프 험멜(Ralph P. Hummel)은 ‘관료적 경험(The Bureaucratic Experience)’에서 공무원은 생김새가 인간과 비슷해도 머리와 영혼이 없는 존재라고 했다. 정의와 자유를 걱정하는 척하면서 통제와 능률만 생각하고,국민에 봉사하는 척 하면서 군림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공무원과 정상인의 의사소통은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4·13선거가 끝나자 ‘영혼 없는 존재’가 새누리당의 패배를 안겨주었다는 뒷이야기도 무성하다.

공무원 출신은 선거에 고개를 내밀지 말아야 한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하는 사람도 생겨났다. 특히 양치석 후보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의 선거캠프에는 공무원 출신들이 제집 드나들듯이 북적거렸다.

김태환 전 지사는 양치석 후보 당선을 위하여 선거캠프를 진두지휘하였다. 그는 새누리당 제주도당 선거대책위원회에 상임고문으로 참여했고, 중앙선대위 지역발전본부장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또 양치석 후보가 재산을 누락 신고해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공개 경고장을 받았고, 검찰 고발까지 당했다는 보도로 ‘불량 후보’라는 딱지까지 붙었다.

이제 ‘영혼 있는 공무원’을 보고 싶다. 공무원에게 영혼을 불어넣고, 불어넣지 않고는 누가 할 탓인가. 공무원을 영혼 없는 사람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시키는 쪽이 정당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시대정신과 공동선에 합치되고, 국가의 백년대계와 국리민복에 합당한지를 심사숙고,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제대로 된 관료제도가 ‘영혼이 없는 전문가나 마음이 비어 있는 육감주의자’ 앞에서 무릎을 꿇을까 염려된다. 공무원만 영혼이 없는 것이 아니다. 분노할 일이 많은데 분노하지 않는다면, 우리 역시 영혼 없는 존재가 될 것이다. 심히 우리 자신도 걱정스럽다.

무엇보다 공무원 스스로 영혼을 가지고 살려는 자구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영혼은 저절로 주어지거나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은 ‘목민심서(牧民心書)’의 ‘봉공편(奉公篇)’에서 “윗사람의 명령이 공법에 어긋나고 민생에 해를 끼치는 일이라면, 마땅히 의연하게 굽히지 말고 확연하게 자신을 지켜야 한다(唯上司所令 違於公法 害於民生 當毅然不屈 確然自守)”라고 말했다.

일찍이 루쉰(魯迅)도 그의 글 ‘눌함’에서 “오늘날 세상에서는 관료를 공격하는 것이 유행의 첨단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관료는 태어날 때부터의 특별한 종족이 아니라 평민이 변화한 것뿐이다”라고도 하였다.

예전에는 금권선거를 우려했지만 이번에는 관권선거가 판쳤다. 제주사회를 엉망으로 만든 정치공무원은 퇴출돼야 한다.

선거과정에서 제기된 상대 후보 등의 공유지 매입에 대한 시세차익 의혹을 겨냥해 행정 내부 정보를 가지고 공유지, 도유지 등에 투자를 했다면 그건 범죄행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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