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동체의 분열

제주공동체가 흔들리고 있다. 제주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관광 제주’는 도민을 위한 정체성이지, 관광객이나 정부의 정책 대상이 아니다.
최대 현안은 제2공항 갈등이다. 국토교통부는 서귀포시 성산읍 5개 마을을 제2공항 건설 예정지로 발표하면서 갈등은 갈피를 잡지 못 하고 있다. 제주 훼손은 세계문화유산을 잃는 것이다.
일제가 패망하고 해방이 올 줄 알았지만 바로 미군정의 통치에 들어갔다. 1947년 3월부터 1954년 9월까지 무려 7년 이상 지속된 제주4·3은 ‘전쟁 이후의 전쟁’의 전형이다. 4·3은 미군과 이승만 정권뿐만 아니라 야당 지도자까지 가해자였던 사건이다.
제2공항 건설에 이어 공군이 제주에 남부탐색구조부대까지 창설한다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입방아가 극에 달할 조짐이다.
남부탐색구조부대는 제2공항과 연계한 사실상 공군기지다. 강정에 해군기지에 이어 공군기지까지 들어선다면 제주도 전체가 군사기지 천국이 된다고 벌써 시민운동이 달아오르고 있다.
1946년 10월 미국의 AP통신 발로 언론이 ‘제주도의 지브롤터화(化)’설을 기사화했다. 폭격기지화 추진 소문이다.
제주도에 대한 미국의 특별한 관심은 예전부터 있었다. 그 관심은 지정학적 관점에서 제주도가 갖는 군사 전략적 이점 때문이었다. 해방공간에서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접한 도민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지브롤터(Gibraltar)는 에스파냐의 이베리아반도 남단에서 지브롤터 해협을 향해 남북으로 뻗어 있는 영국령의 반도다.
해협을 마주 보며 지브롤터 바위가 서 있다. 바위산의 절벽 위에는 해군기지가 있다. 바위의 서쪽은 군항 및 자유 무역항으로 이용된다. 아프리카와의 좁은 해협(13㎞)이 대서양에서 지중해로 들어가는 유일한 통로다.
1964년부터는 에스파냐의 영토 반환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태평양전쟁 종전 후 한반도로 진주한 미 24군단의 기록에서는 제주도가 ‘지극히 전략적인 위치의 요충지’로 지목됐다.
1948년 3월 이승만은 미 육군 차관을 만난 자리에서 제주도를 미국의 해군기지로 양도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환심을 사려던 것인지는 모르나 미국의 흉중을 간파한 발언이 아닐 수 없었다.
요즘 ‘제주도’는 어떤가? 제2공항 건설로 관광객이 더 쏟아져 들어올 때, 그 쓰레기를 섬이 감당할 수나 있을까?
어디 쓰레기 문제뿐인가? 육지보다 비싼 생산물과 교통체증, 생활용수 문제 등으로 고통까지 겪고 있다.
이에 따른 환경파괴, 쓰레기, 오수, 지하수 고갈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범죄도 늘어나고 있다.
그래도 제2공항인가?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 현상)으로 몸살을 앓을 게 분명하다. 큰 공항 2개를 운영한다는 발상의 내면에는 군사기지화라는 복병(伏兵)이 깔려있다.
중국 하이난도 오키나와도 공항이 1개다. 프랑스 정부는 2008년 낭트공항 건설 계획을 승인했다. 하지만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들의 거센 반대로 지난해 초 새 공항 건설을 전면 백지화했다. 나리타공항은 50년 넘게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필리핀의 보라카이처럼 입도(入島) 금지 정책이 필요하다.
국토부와 제주도는 그동안 제2공항이 순수 민간공항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거짓말로 도민들을 호도해 왔다.
국토부와 지역주민 간의 공식적인 토론회와 설명회에서도 국토부는 일관되게 공군기지는 안 들어온다고 거짓말을 했다.
정부가 거짓말을 시작했으니 제주도는 그에 따라갈 뿐이다. 최근 열린 제2공항 기본계획 중간보고회에서도 국토부 관계자는 “절대 제2공항에는 군 시설이 들어올 계획은 없다고 했고 지역주민들이 반대하면 국토부는 할 계획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제 국토부는 국방부가 제2공항을 공군기지로 사용할 계획이 공식 확인됐으므로 도민에게 약속한 대로 제2공항 건설계획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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