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인 땅의 노래

詩(시)로 읽는 4․3(63)

묶인 땅의 노래

나기철

이 영어의 땅 떠날 수는 없네

내게 밥을 주고 휴식을 주는 곳

이 영어의 땅 미워할 수가 없네

허나 등 뒤에서

얼굴 바꾸며 채찍 들고

매일같이

나도 모르게 내리치고

달아나는 자여

사랑의 이름으로

사랑 내리치고

자유의 이름으로 자유 내리치는 자여

이미 내 살 떨어지고

피는 막혔어도

나 이제 떠날 수가 없네

높이 더 높이 서서 꼿꼿이

젖은 눈빛 바라봐야 하네 —————————————————————————————————- 묶인 땅에는 평화가 없다. 그래서 노래도 없다. 왜 묶인 땅이 되었을까? 시인은 이 영어(囹圄)의 땅을 떠날 수 없다고 한다. 왜 떠날 수 없는가? 밥과 휴식을 주니까 미워할 수가 없다고 한다. 투르먼 스타우트(Thurman A. Stout) 소령을 사령관으로 한 제59군정 중대는 1945년 9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를 출발 제주도에 오기까지 제주도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었다. 미군정은 제주도 인민위원회를 공식적인 통치 기구로 인정하지 않았다. 미군정과 도민의 충돌은 1947년 3월 1일의 제28주년 3·1절 제주도 기념대회 때 시작되었다. 관덕정에서 군중들은 평화시위를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의 발포로 6명의 주민이 희생되었다. 3·1절 사건과 총파업, 이어진 대량 검거 사태로 불안감이 증폭되었다. 그 뒤, 미군정은 제주도에서의 5·10선거를 성공시키기 위해 최대의 노력을 경주했다. 미군정은 4·3사건의 진압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개입했으며,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한국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도 제주도 문제의 해결 방안을 건의하는 등 계속 제주도를 주시하였다. 아아, 영어의 땅임이 분명하다. 평화를 뜻하는 말로 유대교의 살롬(sālom), 그리스의 에이레네(eirēnē)와 로마의 팍스(pax), 중국의 화평(和平), 인도의 샹티(śānti)는 각각 정의, 질서, 친화와 평온, 편안한 마음을 평화의 주요소로 삼았다. 마하트마 간디 (Mohandas Karamchand Gandhi)는 평화를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황이 아니라, 정의가 구현된 상황으로 보았다.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 Jr.)목사는 “진정한 평화는 단지 긴장이 없는 상태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가 실현되는 것을 말한다”라고 말했다. (김관후 작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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