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칼럼) “아가야 아가야, 너는 기억하거라. 한국군이 우리들을 구덩이에 몰아넣고 다 쏘아 죽였단다. 아가야, 너는 이 말을 기억하거라” 마을 초입에는 ‘하늘에 가 닿을 죄악, 만대를 기억하리라!’라고 쓴 낡은 ‘증오비’가 서있다. 빈호아 마을은 베트남 중부 지방에 흩어져 있는 80여 곳, 9000여 명의 민간인이 학살당했다는 마을이다. 베트남 꽝응아이성에는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만행을 기록한 비문이 여러 개 있다. 퐁니·퐁넛 학살사건(Phong Nhi and Phong Nhat massacre)은 1968년 2월 12일 퐁니· 퐁넛 마을 주민들이 대한민국 해병대의 청룡 부대에 의해 학살당하여 70여명이 죽은 전쟁범죄이다. 퐁니·퐁넛 학살 이외에도 하미 학살사건, 빈호아 학살 등이 있다. ‘베트남에 ‘따이한(大韓, 한국)제사’라는 것이 있다.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해 학살당한 민간인을 위한 제사다. 따이한 제사는 그래서 마을별로, 지역별로 한날한시에 열린다. 죽은 날이 같으니 온 동네가 집집마다 동시다발적으로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제사를 지낼 사람이 남아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온 가족이 몰살당한 집은 제사를 지낼 수도 없다. ‘차라리 총을 쏴서 깨끗하게 죽이지, 차라리 날 선 칼날로 심장을 찔러 한 방에 죽였으면 그래도 덜 고통스러웠을 텐데…. 한국군 총검은 날이 무뎠다오. 그러니 네 살 배기 나는 아홉 방을 찔리고도 살아남을 수 있었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숨이 끊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흘 밤낮을 피를 흘리면서도 물 한 방울 못 먹고, 고통으로 온몸을 뒹굴면서 그렇게 죽어갔다고요.’ 구수정의 페이스 북에서 뽑았다. 베트남 푸옌성에서 만난 생존자 ‘크엉’의 구술기록이다. 베트남에서는 전쟁범죄조사위원회를 꾸려 끊임없이 전쟁범죄를 발굴, 조사해 왔다. 그 대부분은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다. 한국군의 특징은 아무런 심의과정 없이, 설명 없이 집단학살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빈딩(Nghia Binh)성에는 15개의 위령비가 있다. 그 중 380명의 민간인이 한국군에게 학살당한 고자이(Go Day) 마을은 학살의 한 지점일 뿐이다. 이는 참혹한 전쟁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함이다. 베트남에는 최소 30개 이상의 이른바 ‘한국군 증오비’가 있다.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 인도에서 베트남식 삿갓을 일컫는 60개의 ‘넌라’를 전시한 적이 있다. 넌라에는 반티논, 레티소, 응우옌티피, 응우옌꾸이, 까오티삭, 반쑤엔 등의 이름이 적혔다. 1968년 베트남 하미 마을에서 한국군에 의해 학살당한 민간인들이다. 한국의 한베평화재단이 ‘베트남 민간인 학살, 이제는 국가의 책임을 묻습니다’라는 문화제도 열었다. 베트남에서의 민간인 학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묻는 집회이다. 시민들은 “우리는 진실을 원한다”, “민간인 학살 국가가 책임져라”, “국정원은 정보공개 신속히 시행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1964년부터 시작된 한국군의 베트남 파병은 꽝남성과 꽝응아이성, 빈딘성과 푸옌성, 카인호아성 등의 마을에서 9천명이 넘는 베트남 민간인 학살 피해자를 만들었다. 한국에서 시작된 <미안해요 베트남> 운동이 20주년을 맞았다. 베트남 아이들은 지금도 이렇게 외친다. “싫어요, 한국 사람이잖아요.” 미제국의 패권전쟁에 꼭두각시가 되었던 월남파병, 1964년 국회의 파병 결정으로 참전한 결과, 1973년의 종전까지 8년 6개월 동안 연 31만2853명이 파병되어 전사자는 4624명, 부상자는 1만5000명이다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에 대한 태도를 보면 한국은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는 일본을 비난할 처지가 안 되는지도 모른다.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문제가 교육 과정에서 제대로 다뤄지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정부가 피해자 유족들에게 사과해야 하며 진실을 먼저 밝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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